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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편향 (Survivorship bias)

pinotlab 2022. 5.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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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투자를 하면서 쉽게 겪는 오류중에서 생존편향(Surviviorship bias) 에 대해 알아봅시다. 

생존 편향이란 말 그대로 "살아 남은 것" 만을 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를 의미합니다. 이를 잘 설명하는 알려진 사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 전투기의 개선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미 해군의 전투기 개선 프로젝트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해군은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전투기의 개선 방안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전투에서 귀환한 전투기를 대상으로 어느 부위에 대공포의 총알이 주로 피격되었는지를 조사하여, 전투 상황에서 주로 전투기의 어느 부위가 피격받는지를 통계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전투기를 보완하는 연구였습니다. 통계 결과는 아래 그림처럼 대부분의 피격이 꼬리 날개, 중앙 몸통, 앞 날개 양 쪽에 집중되었음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미 해군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총탄이 주로 피격된 부분에 철판을 보강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헝가리 출신의 통계학자 아브라함 월드(Abraham Wald) 는 이에 반박하며, 통계상으로는 총탄을 거의 맞지 않은 엔진, 조종석, 프로펠러 부분을 중점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브라함 월드에 따르면 엔진, 조종석, 프로펠러 부위를 피격받은 전투기가 없던 이유는 이 부분를 공격을 받으면 전투기가 추락해서 통계 모수에서 빠졌기에, 조사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미 공군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무사히 귀환한 전투기들만 대상으로 조사를 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이후 통계학에서는 미 해군의 실수를 생존 편향(Surviviorship bias) 이라 부르며 통계적 오류의 대표 사례로 설명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생존편향 오류는 흔히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에서 재직자만을 대상으로 기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회사에 불만을 갖고 이미 퇴사한 직원들은 조사 대상에서 빠지므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조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생존편향은 자주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한가지 예로 가상화폐 투자로 대박을 거두었다는 사례가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가상화폐 투자를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이야기만 들리니,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제로섬 게임이라, 100억원을 번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는 100억원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대박을 거둔 사례만 알려되며, 손실을 보고 실패한 사례는 잘 언급되지 않아서 투자자들은 생존편향을 갖기 쉽습니다. 

 

 

퀀트 투자에서의 생존편향

퀀트 투자에 있어서도 생존편향은 중요한 주제입니다. 흔한 생존편향 오류의 사례는 과거 전략을 백테스트 하는 경우에 현재 상장중인 기업만 대상으로 전략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주식시장에서는 파산하거나 합병되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상장폐지가 되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2000 ~ 2015년 동안 상장되었다가 2016년에 상장 폐지가 된 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내가 2010년에 투자했으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이 기업은 생존편향이 있는 데이터에는 포함되지 않게 됩니다. 

 

과거에 상장되었으나 지금은 생존하지 못한 기업의 수익률은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본잠식, 폐업 등의 안좋은 이유로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들 기업이 백테스트 대상에 포함되었다면 수익률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백테스트 툴이라면 생존편향이 없는 데이터로 시뮬레이션이 되어야 합니다. 

 

 

생존편향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이야기거리

국내의 모 백테스트 서비스는 현재 상장중인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백테스트를 제공합니다. 생존편향이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 대해 해당 서비스의 설명은, 자본잠식 등의 나쁜 이벤트로 상장폐지가 되기도 하지만, 좋은 기업이 합병되거나 건실한 기업의 오너가 주주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자진상폐를 하는 좋은 이벤트로 상장폐지가 될수도 있으므로 생존편향이 있더라도 큰 오류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한편 퀀트 투자의 대가 강환국씨는 생존편향이 있는 데이터와 없는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생존 편향이 전략의 유효성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는 결론을 내립니다. 생존편향이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면 백테스트 수익률이 실제보다 올라가지만, 전략의 유효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존편향 여부로 전략의 유효성 여부가 좌우된다면 그 전략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많은 기업들이 상장폐지와 인수합병, 신규상장이 반복되고 있어서 이를 처리하는 데이터 클렌징 작업은 난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생존편향이 없고 과거 시점의 상장폐지 등의 이벤트를 모두 포함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백테스트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 전략을 검증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가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생존편향은 중요합니다. 유명한 투자자들은 결국은 모두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도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고 꾸준히 투자를 이어간다면 결국은 높은 수익을 만들어 내는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잊혀지지 않게, 생존하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역사는 살아남은 사람들만 기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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